#캠핑일기_210619.고양 서삼릉 청소년야영장
#1_1. 첫캠핑-험난한 예약
기세 좋게 이것저것 캠핑 장비를 구매한 것까진 좋았는데, 아뿔싸 캠핑장 예약을 안했다.
이 무슨 주객전도인가.
대캠핑시대, 날도 단 2주를 남긴 시점에서 캠핑장 예약은 쉽지 않았으나 어찌저찌 어케저케 남아있던 캠핑장을 발견하고 예약 성공.
그게 바로 고양시 서삼릉 청소년캠핑장 되시겠다.

가격은 13시부터 21시까지의 당일형(\3.0)+21시부터 익일 12시까지 지내는 숙박 옵션(\2.0)을 더해서 \5.0
네이버 예약으로 \5.0 결제 완료. 이제 날만 기다리면 된다.
#1_2. 혼자왔니?


서삼릉청소년야영장(a.k.a.한국 스카우트연맹 중앙훈련원)
13시부터 입영인데 누워서 여유 부리다가 15시 다 되어 도착.

이런 짧은 숲길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느낌이 물씬 난다.
아 좋다

도착하면 본관 2층 사무실에서 발열체크를 해야한다.
본관(삼각형 건물)이라고 안내를 받았는데, 이렇게까지 삼각형 건물일줄은 몰랐다.
화장실과 개수대가 본관 1층이라 나중에도 계속 들락날락


본관은 이 곳이 단순 캠핑장이 아니라 스카우트 훈련원임을 증명하듯 잼보리들 패치와 관련 사진들이 그득그득하다.
토요일인데도 행사가 있는지 스카우트 복장을 한 소년들도 돌아다닌다.
관리인: 일행분도 다 함께 오셔야하는데!
Wosk: 저 혼자 입니다.
관리인: 일행분은 그럼 몇시에 오시나요?
Wosk: 아뇨 저 혼자 입니다.
관리인: 아, 그럼 방문객은 있으신가요?
Wosk: 아니요 저 혼자 입니다.
관리인: 아..
;)

야영장에서 판매하는 장작, 1망 1만원
장작이 조금 적은 것 같다며 올려주신 덤까지 잘 챙겨서 들고 내려간다.
#1_3. D-25에서 나는 울고 싶어라

D-25 ~ D-30 데크는 옆에 1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고 했다.
짐 들고 열심히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운이 좋았다.

일단 가진 장비 다 내려놓고, 있어보이는척 사진을 찍고, 다시 다 내리고 텐트부터 치기 시작.

열심히 유튜브 예습한대로 그라운드 시트 깔고 이너텐트 깔고, 폴대 끼우는 것까진 성공했는데 이놈의 이너가 서질 않는다.
한시간여를 붙잡고 씨름한 결과, 빠르게 포기하고 나보다 늦게왔는데도 옛저녁에 텐트를 다 치고 고기를 구울 준비를 하던 옆동에 찾아가 비굴하게 물어본다.
"혹시 한 번만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한시간동안 말을 안듣던 내 텐트인척 하던 천더미가 낯선 아저씨의 손길을 받자 1분만에 척척 텐트가 된다.
아니 이게 왜 아니 왜 내가하면 왜
이너 텐트만 세우고 나니 그 다음은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었다.

인디언 행어 펴고, 테이블도 펴고, 장비들도 착착 놓으니 그럴싸한 캠핑존이 완성.
점심으로 여유롭게 냉면 한사발 할 요량으로 밀키트도 사갔는데, 어느덧 애매한 저녁 시간이다.
#1_4. 드디어 찾은 평화와 여유

우선은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리기로.
평화롭다 평화로워


냉면을 먹으려고 꺼내보니 면을 삶고 또 행궈야된단다.
방금 본관에서 내려왔는데, 다시 면 씻겠다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미국에서 넘어오신 분을 꺼내어 구워먹을 준비를 한다


갬-성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그리들에 올려 규카츠마냥 한 점씩 다시 구워먹었다
이 시점에서 우리 NC는 기념비적인 시즌 4123호 해-체를 하시고, 엔씨팬 아저씨는 서러워 눈물을 흘렸다나 뭐라나

금속받침대와 방염포가 있어야 데크 위에서 불멍을 할 수 있고, 둘 다 없는 나는 그냥 데크 앞에 두고 보기로 했다.
(없다면 대여(\0.5)나 구매(\2.5)도 가능) 이런면에선 데크가 아니라 일반 바닥도 좋을 것 같았다.
친구가 선물 해준 건프라. 최근 시간도 여유도 없어 만질 기회가 없었는데 이참에 해보려고 들고와 펼쳐본다.
원래라면 점심 먹고 오후에 여유롭게 조립하려고 했던건데 뒤늦게 꺼내들었더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아쉽지만 몸통만 끝내고 종료
#1_5. 철수 철수
다음날, 건너편 사이트 아이들이 아침부터 활기차다.
온몸이 맞은 것처럼 욱신거리는 것이 아무래도 자충매트를 추가로 사야될 것 같다.
콧물이 줄줄 새는 것이, 어쩐지 감기도 걸린 것 같다.
간단하게 라면 한그릇 끓여먹고 철수를 하기로 한다.
- 철수는 정말 힘들었는지 사진 한 장 없다 :)...
펼 때는 몰랐는데, 텐트는 설치도 고생이지만 철수도 만만치 않다.
텐트 중고 판매자가 보여주면서 "절대 이 모양 그대로 안돌아오실거에요"라고 자신만만하게 웃던게 기억난다.
(진짜로 안돌아오더라) 그래도 용 써서 간신히 가방에 넣을 정도로는 정리하는데는 성공.
아침 10시, 정리를 마치고 집으로 출발.
짧지만 즐거운 1박 2일이었다.